쌍용차 진압 동영상을 보고..
모 신문에 실린 쌍용차 진압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경찰특공대로 보이는 경찰 병력들이 쌍용차 공장에 진입, 노조원들을 검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동영상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들기시작합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촬영 시점은 대부분의 노조원이 도망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중 넘어지거나 뒤처진 노조원들이 경찰에 잡혀 연행되고 있는 장면이죠..
그런데 여기서..폭행이 발생합니다.
물론 시위진압 현장에서 폭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동영상을 안보신 분들을 위해 제가 본 동영상의 모습을 간단히 기술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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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이 시위대 A를 붙잡습니다. 그리고 방패와 경찰봉, 발길질을 고루 이용한 폭행을 합니다.
다른 시위대를 추격하던 경찰 2가 경찰 1 옆으로 달려옵니다. 그리고 방패와 경찰봉, 발길질을 고루 이용한 폭행을 합니다.
다른 시위대를 추격하던 경찰 3이 경찰 1 옆으로 달려옵니다. 그리고 방패와 경찰봉, 발길질을 고루 이용한 폭행을 합니다.
다른 시위대를 추격하던 경찰 4가 경찰 1 옆으로 달려옵니다. 그리고 방패와 경찰봉, 발길질을 고루 이용한 폭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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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쌍용차 문제에 대해 본질까지 이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아직 노가 옳은지 사가 옳은지 판단을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노와 사 둘다 큰 잘못을 안고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오늘 본 진압 영상은 쌍용차 문제의 본질과 상관없이 매우 잘못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시위대 진압에 투입된 경찰의 목적은 신속하고 안전한 시위의 진압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찰은 도망치고 있는 시위대를 쫓는 것이 임무일 것입니다.
이미 검거되었거나 도주, 폭행의 위험이 없는 무력화된 시위대에 발길질을 하는 것은 그저 폭력일 뿐입니다.
그들이 핼멧으로 얼굴을 가리고 공권력이라는 옷을 걸치지 않았다면 그렇게 행할 수 있을까요?
아니 동영상 속의 경찰의 모습을 경찰복을 입지않은 일반인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조직폭력배가 생각납니다.
약자에게, 약할수록 강하고 거칠게 대하는 조직폭력배가 생각납니다.
이제 얼마후면 진압 중 심각한 부상을 입었거나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올 터이지요.
그리고 한참 뜸들인 뒤 경찰은 발표할 것입니다.
시위 진압 중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친 경찰이 몇명이나 된다.
폭행에 가담한 경찰은 누구인지 식별이 되지않아 처벌이 어렵다.
똑같은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를 써도 구별해내는 경찰의 채증 능력은 대상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후..
답답합니다..
경찰도 시위대도 모두 안전하고 싶었을 것인데..
경찰도 시위대도 모두 잘 살고 싶을 것인데..
경찰도 시위대도 모두 한 국민일 것인데..
경찰도 시위대도 모두 우리 형제인데..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이러한 무의식적이고 무자비한 폭력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사람으로 보아야 합니다................